 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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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24 02:4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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孔子는 論語에서 말하기를 四十而不惑 이라, 즉 나이 사십에 미혹하지 않았다 하는데
나이 사십을 넘어선게 언제이건만 요 며칠 사이의 나는 마치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는것
만 같은 감정의 통제불능상태였다.
그런것 저런것 다 소용없이 귀찮고 짜증나고 우울해 지다가는 갑자기 사소한 작은 일에
도 약오르고 열나고 심지어 눈물까지 나는 것이었다. 일단 열이 받으면 화드득 열을 솟
구쳐 풀어 내야만 조금 가라 앉으니 스스로 생각해도 민망하고 유치해서 부끄러울 지경
인데 의사는 아니지만 스스로 진단해보니 여러가지 연유가 복합되어 있긴 하지만 그래
도 이건 분명 갱년기 초기 증상이렸다!
어떻게 하나? 어떻게 해야 하나?
철없는 남자 셋과 사는 덕에 항상 열을 받아야 하는 내 환경 특성상, 이대로 놔두면 병이
점점 깊어져 우울증(?) 내지는 화답증 (?) 내지는 심해지면 대인기피증같은 병이 올것은
자명한 일인데....어이해야 하나???
그러고 있는데 받은 전화가 협회장님의 전화였다.
동아일보에 만화 '식객'을 연재하는 허영만 화백님께서 취재기자와 스토리 작가 그리고
일행들과 함께 다음 작품을 위해 견지취재겸 체험을 해 보고 싶다고 하는데 동행하였으
면 하는 것이었다.
물론 '식객'이라는 만화가 음식을 주제로 펼쳐지는 작품이니만큼 견지로 즐길수 있는 음
식 몇점(나에게 맡겨진 과제는 당연히 매운탕)을 선보여 주자는 부탁과 함께....
솔직히 말하면 그때의 심리상태로는 어디라도 가기가 싫었었다. 아니..어디론가는 분명
가고 싶었다.
그러나 그 어디론가는 아무도 없이 나혼자 모든것 팽개치고 훌쩍 도망치듯 가고 싶었던
것이지 아는 사람들과 어울려 더울려 더구나 막중한 책임까지 안고 가는것은 더더구나
싫었었다.
그러나 나는 수락을 하였다. 왜?
왜 하였을까? 글쎄....왜 간다고 하였을까?
그건...내가 모든것 팽개치고 훌쩍 도망치듯 떠나며 살수없는 사람이란걸 내 스스로 알기
때문이었으리...
이렇게 나는 그날6월19일 내린천으로 향했다.
언제나 내 곁에 붙어서 나의 자유를 붙잡는 두 남자와 함께, 이제는 내 곁을 떠나 스스로의
자유를 찾으려 하는 한 남자는 집에 남겨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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