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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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10 10:24: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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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시간을 내어 섬진강으로 견지를 다녀왔습니다.
머리도 식힐겸 겸사겸사 가족들 놔두고 홀로 섬진강을 간거지요.
월요일인 3월8일 출발하여 김형한님께서 추천해주신 간전교에 도착하니 2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도착하여 간전교 입구 바로 앞의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하면서 김형한님께 도착인사드리니 바로 이철용님께서도 전화를 주시면서 멋진 견지를 해보라는 격려까지 해 주셨습니다. 새삼 두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3시반경 다리입구 옆 공터에 차를 세워두고 짐을 챙기고는 간전교 아래로 내려가 견지를 시작했습니다.
물의 흐름은 작은편이었으나 중간에 깊은 곳이 있어 김형한선배님이 추전해주신 건너편으로는 가지 못하고 19번 도로쪽의 강가에서 견지를 시작했지요. 한 두시간 가까이 열심히 시침질을 하였으나 입질한번 안하드라구요. 문득 식구들에게 득도하고 오겠노라고 말한게 후회스럽기도 하고 김형한선배님의 견지보다는 하동의 매화꽃 구경을 권하신게 머리를 스치더군요.
그래도 포기하기에는 먼길이 아쉬워 다음날 아침 9시도 안되어 다시 그곳을 다시찾았습니다. 전날 뿌려둔 덕이랑 묵이의 효험이 있을까하고... 1시간이 흘렀을까 안되더라구요. 아무래도 전 아직 견지꾼이 되기엔 더 많은 세월이 필요한지... 그래서 강건너 여울로 옮겨 하 보았지만 엮시 안되더라구요.
11시정도되어서 차를 타고 좀 더 하류로 내려가 보았습니다. 간전교 위로는 수달을 보호하기위해 낚시가 금지되었다 하니 하류쪽으로 내려가야만 했지만 전날 19번 도로를 지나면서 한군데 봐둔 곳이 있었거든요. 간전교에서 대략 1~2킬로미터 정도 19번 도로를 타고 내려 오면 차를 몰고 강변으로 내려갈수있는 곳이 나오더군요. 그곳에서 다시 견지를 시작하였습니다.
20여분 정도 지났을까. 입질이 오더니 묵중한 느낌이 감사히 느껴지더라구요.
줄을 감는데 그냥 술술 끌려오더라구요. 이상하여 놓쳤는지 확인해볼겸 확 채보면 분명 잡혔는데 10여미터 까지는 그냥 오더라구요. 마치 맨 줄을 감듯이 말입니다. 근데 제게서 대략 10미터 정도 였을까. 설장을 타타탁 타는거예요. 사실 이런 경험 처음이거든요. 견지학당 3회 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그동안 30센치정도의 누치 3마리 잡아본게 전부였으니깐요. 휨이 무척강한 견지대가 휙 휘더니 그간 감아 놓은 줄을 다시 풀고 가더라구요. 그러기를 몇번 5미터 정도까지 끌어 놓으니 얼굴을 보이고는 다시 도망가더라구요. 암튼 손맛 실컷 즐기고 바로 허벅지까지 당겨 손으로 잡으려는데 파닥파닥 하더니 사라져 버리더군요. 에구 아까와라.
누치는 아니고 대략 40센치 정도의 물고기 였는데 눈불개 아님 준치 아님 ??? 뭘까?
손맛이 확실히 누치와는 달랐습니다. 가까이 까지는 술술 오는데 코앞에 와서는 설장을 타고 멀어지기를 여러번 하더라구요. 아항 이곳이 좋은 견지 포인트라는 느낌이 들더니 다시 내린 견지를 묵직하게 무는 느낌이 오더니 41센치 누치가 잡히더라구요. 그리고 또 아까 그 이름 모를 고기가 잡혔습니다. 33센치.
교대로 누치와 그 이름모를 고기를 한마리씩 더 잡았습니다. 4마리를 잡고 잠시 쉴려고 물가로 나오니 2시가 되었더군요. 이제 만족하고 집에 갈까 말까 하다가 귀신에 홀리듯 다시 여울로 들어갔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물 한 모금도 안 먹은 상태였는데 배도 안고프고 목도 안마르고 저 스스로도 신기할 정도 였습니다.
2시간 가량을 더 견지 하면서 모두 40센치가 넘는 누치 2마리와 그 이름모를 고기 한마리를 더 잡았습니다. 이름모를 고기가 41센치 였고 누치는 각각 45센치 40센치였습니다.
아마도 이번 섬진강 견지가 수년간 못느껴본 손맛을 다 느끼게 해준듯합니다. 30센치가 다 넘는 크기로만 모두 7마리를 잡은거지요. 손맛이 어땠냐구요? 지금 오른쪽 어깨쭉지와 오른팔 팔뚝이 뻐근하게 아픕니다. 근데 여느때의 근육통과는 다른 뿌듯함이 배인 통증이랍니다.
섬진강 견지여행은 절 실망시키질 않았습니다. 정말 먼곳은 멋곳이었고 운전하면서 강만 처다보느라 그 멋지다는 매화꽃 보지도 못했지만 손에서 가슴으로 이어지는 감동(?)을 어깨 통증으로 담아왔습니다.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교장선생님, 박춘택회장님, 이철우선배님, 문달봉 형님 이철용형님 그리고 김형한선배님의 얼굴이 스치며, 새삼 감사드리고 싶은 마음이 든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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