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주가 좋으신 분들은 그나마 각고의 노력과 수고에 의한 결실을 보시면서 나름대로의 보람과 기쁨을 얻으시겠습니다만..저 같이 메주인 사람들은 우예 이 힘든 겨울을 지난다요?
그러나 저도 나름대로 무료함을 달랠수 있는 것을 찾았기에 보고 드립니다.
12월 중순이 넘으면서 견지채를 완전히 손에서 떼었습니다만...참말로 허무하더군요....
그러다가..얼마전 닷컴사이트에서 강원도의 어느분이 견지채에 가오리연을 묶어서 날리는 사진을 인상깊게 본 것이 기억이 났습니다.그 주에 아이들과 월드컵경기장 옆의 눈썰매장에 갔다가..매점주인을 조금 도와드렸더니 3000원 하는 가오리연을 선물로 받게되었습니다.
그날 많은 아빠들이 가족들과 같이 와서 옛날을 생각하며 수십개의 가오리연을 날리고 계시더군요...저도 아이들과 같이 날리고 싶어 매점을 찾았습니다만 이미 동이난 상태라 아쉬워하고 있는데...매점 주인 아자씨 왈~" 아자씨, 저 대신 매점을 한 10여분 봐주시면...제가 연을 드리지요..." 어메 이게 웬 횡재란 말입니까? 10분에 3000원....저야 얼릉..'맘놓구 다녀오세유...착실하게 봐드릴 것이구만유..." 라고 말씀드리고..
무려 20분간을 물건팔아드렸습니다.가격을 아는거만...20여분 후에 그 사장님 자전거에 연을 가득 실고 오시더만..저에게 약속대로 얼레와 연을 세트로 주시더라구요...에구..조아라 공짜는 모든지 좋은겨...^^
그날 그 가오리연을 날리는데 잘 뜨드만요...소시적에 날려보군 첨이었습니다만...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기분이었습니다.아쉬운것은 줄이 너무 짧아서..약 30미터 이상은 올라가고 싶어도 못 올라가는 것입니다. 아~ 가오리는 더 날구 싶은디.....그날 아이들과 같이 먹는 컵라면 맛은 짱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전 생각했습니다.
마자 바로 이거여..연과 견지채의 결합..그러면..손맛을 볼수 있을겨...ㅋㅋㅋ 학실히 나의 모방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혀..^^
저녁에 집에 돌아와..컴에 앉아서..한국연보존회라는 곳에 들어가보니..그렇게 날리구 싶었던 방패연의 가격이 고시되어 있더군요..무형문화재가 만들어서 파는 것인데..아주 좋아보였습니다.
그 담날 바로 찾아가서 거금을 들여 대.중.중 방패연..정확히 표기하면 방구멍연과 얼레를 구입하였습니다.맘 같아선 특대를 구입하고 싶은데 만류하시더군요..초보는 어렵우니께 좀더 수련하고 연마해서 오니라...라고...
그래서 그날 오후에 바로 눈썰매장 옆에 가서 중자크기의 방구멍연을 날렸습니다만..오잉? 이게 어찌된일인지..벵벵돌기만 하구 도무지 날 기미가 안보입니다.나머지 한개의 연을 뚸워도 마찬가지고..
방패연 날리는 것이 이렇게 힘이 들 줄이야..본전생각이 났습니다.
우씨...말을 들었지만..가오리연은 쉬운데..이건 와 이리 어렵노..에구...거시기...^^
결국은 실패하구...다시 가오리연을 날리는데..이번에 얼레 대신 2호 견지채에 2호줄을 묶어서 날렸습니다..야..손맛 죽이더만요...40다마의 누치가 걸린기분입니다..대가 굵어서 설장은 안탑니다만...
풀었다 댕기고 감고...하는 동작은 영락없이 여울에서의 견지 바로 그 동작과 손맛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한번씩 해보라고 주었더니만...좋아하더라구요...지나가는 사람들이..가다가 멈추어서
먼일인가 구경도 하구..어떤분들은 ...크게 웃기도 하구...정말 잼있었습니다.
아이들은..."와!~ 아빠...하늘에서 큰 고기를 걸었네..." 하면서 맞장구도 쳐주구요...
"그려 이거이 영락없는 물고기 입질이다...손맛좋제?.."
수장대 꽂아놓구 견지채 걸어 놓으면 팔아플때..쉬엄 쉬엄 하면서도 즐기수 있겠구요...한마디로
가오리연에는 견지채가 얼레보다 더 적격이었습니다.한번 해보시면 압니다.
그 후에 여러번 도전후에 어찌 어찌 해서 방구멍연 세개를 다 훌륭히 날렸습니다만...와...정말이지
방구멍연에는 견지채가 감당이 안되더군요..2호견지채인데도...잉어2자는 건 기분입니다.
中 크기의 방구멍연인데도 말입니다.(일번적인 가오리연 보다 더 작은연)
줄도 안감기도..꼭 터질 것만 같고..설장도 타고...3호줄인데도...말입니다..나중엔..설장살이 휘어지더만요...겁이나서 줄을 다 풀어버렸습니다만...암튼 손맛 무쟈게 봤습니다...
생각해 보세요..하늘을 나는 가오리와 방구멍연과의 힘겨루기...약 30여분간을 실랑이를 해야 줄이 감깁니다..에구 손목이야..에구구..팔이야...^^
이렇게라도 손맛을 보고나니..이상하게..욕구가 해소되는 것이었습니다.
해보시면 저의 기분을 이해하실 겁니다...오랫만에 낭군을 만나 몸을 푼 여인의 심정입니다..ㅋㅋ
쉬는날 아이들과 같이 한번 해보십시요..애들 기분도 나구..좋을 것입니다...
사람들의 주목도 받고...ㅋㅋㅋ 감사합니다....
No. 1 2004-01-29 09:27:04 이재국
세상에...... 별일을 다보고 들어봅니다.
아무리 손맛에 굶주려도 그렇지, 견지로 하늘에서 새를 잡아요?
하여튼 '별일'의 명수 이시니까...
다음번 메뉴가 기다려 지는군요.ㅎㅎㅎ
No. 2 2004-01-29 14:13:25 최정하.
완죤~히 전염되셨군요. 횡성 견지꾼 최정하입니다.
해 보지 않은 사람에겐 백날을 설명해도 모름니다.
그 재미있는 거 .. 너무 광고하지 마세요. 혼자서 재미 보시라구요. ㅋㅋㅋ
이러다 연 협회와 견지협회가 자매 결연 맺겠네요.........
방패연은 1미터짜리 8미리로 가공해 만든 대물용 견지채가 제격 입니다만...
No. 3 2004-01-29 18:38:59 전대명
아~ 최정하님이셨군요..덕분에 요즘 즐겁습니다..이재국선배님 겨울에 방에만 계시지 말고 방구멍연을 가지고 함 시도해 보세요...체면요? 방구멍연은 나이드신분들이 마니 날립니다..여울에서의 그 기분을 느끼실 것입니다..병나실래나...^^
No. 4 2004-01-30 15:58:31 손영욱
나도 한번 해보아지....실행 사진 찍어서 올리겠습니다.
참 ... 최정하님 견지꾼이 아니고 견지인 으로 표기하시도록...
꾼이란 직업적으로 ...라는 의미가...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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