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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강고기의 비무장지대로 가자


임진강 여울 따라 견지낚시 여행


□김태운 기자


임진강에는 아픔이 있다.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분단된 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임진강 하고 불러보면 왠지 잿빛 우울함의 이미지가 서린다. 그러나 남북화해의 시대에 임진강은 더 이상 어두운 색깔로만 남아 있을 수 없다. 오히려 미개발된 상태의 임진강은 때묻지 않은, 그래서 생명력이 넘치는 강으로 새로이 다가오고 있다. 1994년 6월 1일 민통선 출입완화 조치 이후 임진강은 해마다 변신하고 있다. 서울·경기 도시민의 휴식처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북녘 땅 씻어 내린 강물에 몸 담그고


남방한계선(NLL) 바로 밑 수리봉 정상에 설치된 태풍전망대에 오르면 임진강 최상류의 내밀한 속살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한반도에서 일곱 번째로 큰 강인 임진강은 북한에서 발원해 남한으로 흘러내린다. 함경남도 덕원군의 두류산에서 발원해 강 유역의 3분의2는 북녘 땅을 흐른 뒤 나머지 3분의1은 남녘 철원-연천-파주를 거쳐 서해로 흘러든다.


임진강에는 귀한 강고기가 많다. 바다에서 올라오는 황복과 1급 청정수에만 사는 어름치가 있다. 또 값비싼 쏘가리와 힘 좋은 누치, 숭어가 많다. 특히 상류로 올라가면 50년 이상 출입이 제한되었던 짙푸른 원시경이 양안에 펼쳐진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태고의 풍광이다.


임진강 상류의 노른자위 낚시구간은 남한 영토에서 최상류에 해당하는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남계리 도감포에서 선곡리까지의 약 11km 구간. 일명 ‘진상리권’이라 불리는 강줄기다<지도 참조>.


견지낚시를 즐기는 송승원씨(남양주시 오남리)는 임진강의 매력에 푹 빠졌다. “자유로나 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타면 서울 어디에서든 1시간 반이면 임진강에 진입할 수 있죠. 보다시피 물도 맑고 수량이 풍부합니다. 특히 낚이는 고기의 씨알이 굵어요. 지긋지긋한 휴일 교통체증이 없는 점도 매력입니다.”


서울 도봉구의 이철용씨는 여름만 되면 ‘출근부 찍듯’ 임진강을 찾는다. 처음엔 굵은 누치에 매료됐지만 이제는 이곳의 순박한 풍취와 인심에 반했다고. 어떤 날은 임진강교 앞의 단골 순두부찌개가 먹고 싶어 달려오기도 한다.


지난 6월 3일 기자는 한국견지낚시협회 회원 20여 명과 임진강 최상류인 진상리를 찾았는데, 임진강을 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홍천강을 비롯한 서울 근교의 강과 하천이 5월 중순부터 수량이 대폭 줄고 군데군데 흙탕물이 져서 낚시하기 좋은 여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초여름의 문턱에 들어선 임진강에는 제법 많은 물놀이객이 있었다. 2003년 철거된 화이트교 대신 들어선 임진강교 위에서 내려다보니 강변 모래톱과 자갈밭마다 원색의 텐트가 울긋불긋했다. 다리 밑에 천막을 수십 동씩 쳐놓고 자릿세를 받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도 여럿 눈에 띄었다.


“무더위가 일찍 오다보니 물놀이객이 많군요. 그러나 낚시에 방해를 받을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낚시 포인트는 따로 있으니까요.”


한국견지낚시협회 조상훈 이사가 말했다. 조상훈씨는 임진강 단골 낚시인이다. ‘물살이 빠른 강심의 여울까지는 물놀이객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조씨의 말. 견지낚시인들은 익숙한 솜씨로 그늘막을 세워 본부석을 마련한 뒤, 견짓대와 수장대를 들고 여울로 들어갔다.


강심을 향해 3분의1쯤 들어가자 벌써 물이 허리까지 차올랐다. 웨이더(허리까지 오는 방수 바지. 고어텍스나 네오플랜 소재로 만든다)를 감싸는 수압이 기분 좋은 압박감을 준다. 마치 사랑하는 여인이 꼬옥 엉겨 붙는 듯한 느낌이라면 너무 야한가? 물도 차갑지 않다. 김석용씨는 아예 웨이더를 벗어던지고 반바지 차림으로 물에 뛰어들었다.


스타트는 이철용씨가 끊었다. 힘이 대단한 45cm 누치. 이를 신호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입질을 받아내기 시작했다. 9년 만에 고국을 찾은 재미교포 손현모씨 가족도 조상훈씨의 지도 아래 우리나라 고유의 견지낚시에 도전했다. 강습이 끝나기 무섭게 입질을 받은 손씨는 51cm나 되는 멍짜(대형 누치)를 낚아냈다. 그는 “평생 잊지 못할 임진강의 선물”이라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박스 기사>
임진강 최상류 11km 구간
견지·루어·대낚시 모두 즐거운 강낚시 패키지


임진강 화이트교 일대는 강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낚시가 가능하다. 루어낚시를 하면 봄부터 가을까지 굵은 쏘가리와 꺽지를 낚을 수 있다. 연안에서 대낚시를 하면 힘 좋은 강붕어 외에도 피라미, 갈겨니, 모래무지와 같은 예쁜 강고기를 다채롭게 잡을 수 있다. 밤낚시를 하면 맛좋은 참게도 곧잘 올라온다. 좀더 하류로 내려가면 릴낚시로 잉어를 노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문의전화는 연천 믿음낚시(031-833-8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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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전망대 최근 개방


임진강을 찾으면 꼭 들러봐야 할 곳이 태풍전망대다. 임진교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8km 거리에 있다. 연천군 중면 중사리 해발 264m의 비끼산 정상 수리봉에 있다. 1991년 육군 태풍부대가 건립해 최근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멀리 북한 땅을 거쳐 남쪽으로 흘러내려오는 임진강을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듯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맨눈으로도 북한의 농장에서 일하는 농부들이 보인다. 취재기자로 한 장의 멋진 사진에 담고 싶은 광경이었지만 촬영이 금지돼 6.25 당시 서부전선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장의 하나인 베티고지는 손에 잡힐 듯 가까워 관람객을 놀라게 한다. 강 상류 쪽으로 2000년에 북한이 축조한 댐, ‘4월5일 발전소’가 보이고 맑은 날엔 개성 부근까지 시야가 확보된다. 전망대 입구에서 신분증을 제출하면 누구나 무료로 출입할 수 있다.



50만년 전 전곡리 선사유적지


연천군 전곡읍 고능리에 있다. 1978년 주먹도끼와 가로날도끼 등 50만년 전의 아슐리안형 석기가 발견된 이래 현재까지 총 11차에 걸친 발굴을 거쳐 외날찍개ㆍ쌍날찍개ㆍ찌르개ㆍ긁개ㆍ목탄 등 4600점 이상의 구석기 유물이 발견됐다. 50만 년 전 이곳에 살았던 구석기시대의 직립원인이나 네안데르탈인의 유물로 추정하고 있다. 구석기 유적관과 자료관을 비롯, 곳곳에 구석기인들의 움집과 사냥, 물고기 잡이, 열매 채집 등의 모습을 재현해놓았다. 관람료는 무료. 공원처럼 꾸며져 있어 가족과 함께 도시락을 싸서 간편히 찾을 수 있다. 유적지 관리소 031-839-2568.





낚시춘추 2006 7월호 1

낚시춘추 2006 7월호 2

낚시춘추 2006 7월호 3

낚시춘추 2006 7월호 4

낚시춘추 2006 7월호 5

임진강 임진교 아래 여울에서 견지낚시 중인 낚시인들.

루어로 낚아낸 꺽지.

취재진이 견지낚시로 낚아낸 누치.

45센티 누치를 낚아낸 한국견지낚시협회 이철용 부회장.

여울을 찾아 진입 중인 낚시인. 콧노래가 절로 난다.

견짓대로 누치를 걸어내고 있는 모습.

9년만에 고국을 찾아 견지낚시를 즐긴 미국 교포 송승원씨와 가족.

여성 조사 엄활란씨가 누치를 걸어내고 있다.

임진강은 멍짜급 누치가 많기로 유명하다.

임진교를 단골로 찾는 견지낚시인들.

여울에 들어갈 때는 구명조끼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전곡읍 선사유적지 공원도 들러볼만 하다.

포플러 사이로 본 임진교.

북녘에서 발원해 남하하는 임진강은 어자원이 많기로 유명하다.

임진교에서 차로 30여분 거리에 있는 태풍전망대. 임진강의 북녘 줄기를 굽어볼 수 있다.

출 처 :(낚시春秋) http://fish.darakwon.co.kr/plaza/view8.asp?src=2585&target=xb&code=x_b5